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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취준생

[오늘도 취준생] #17 - 합격자 인터뷰, 삼성전자 편

by 웰러맨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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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고, 삼성전자 LSI 사업부 센서팀에서 모바일 카메라 센서 평가를 담당하고 있는 2년차 엔지니어 입니다

 

Q. 회사에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여러분이 쓰는 핸드폰 카메라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이미지 센서라는 칩인데, 그 이미지 센서가 우리의 최초 의도에 맞게 잘 개발되었는지 평가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새로운 제품에 넣고자 했던 신기능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체크하고, 고화질을 보장하는지 평가합니다.

Q. 취업준비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굳이 따지면, 취업 준비기간은 9개월이라고 봐야할 것 같네요. 3학년을 마치고 4학년을 앞둔 겨울방학에 휴학을 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놀고 싶었거든요. 실제로 휴학하고 1월부터 6월까지 아무 공부도 안하고 생산적인 것도 안하고 놀기로 했어요. 평소에 좋아하는 게임이나 운동을 신나게 했습니다. 7월부터 이듬해 3월 까지는 온전히 취업준비만 했고요.

 

저는 지금만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제가 그 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았어요. 휴학은 대학생들에게 주는 특권이라고 생각했죠. 이제 회사가면 못 그러니까...(웃음) 취준 기간을 뒤로 미루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제가 스스로 똑똑한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똑같은 사람들과 똑같은 걸 얻고 싶었는데, 객관적으로 그러기 위해선 남들보다 긴 기간이 필요 했거든요.

 

입사지원 10개월 전 쯤부터 저의 단점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메타인지를 통해 저의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을 부각해서 매력적인 지원자로 어필하기 위해서요. 그렇게 제가 파악한 저의 단점은 썰을 풀게 별로 없다. 첫번째 단점이었고, 두 번째. 영어 회화를 잘 못하는 거였습니다. 세 번째는 인적성 검사에 재능이 없었다. 였어요. 단점이 꽤 많죠?

 

첫번째 단점인 썰을 보완하기 위해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취업준비로 알바를 했다고 하니 좀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다양한 알바를 하다 보니 실제로 얘기할 썰도 많아졌어요. 전단지 돌리기, 영어 학원 질의 응답 아르바이트, 수학학원 보조강사, 카페 아르바이트, 고양이 분양 샵 등 다양한 알바를 했습니다. 제가 그 활동을 통해 어떤 걸 느끼고 배울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을 하면서요.

 

Q. 왜 직무관련 활동은 안하고 사회경험을 하셨나요?

사실 그 때 직무 관련 경험이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반도체 설계를 희망하다 보니 직무관련 알바도 없고. 자격증도 없고, 대회도 없었습니다.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학점관리 밖에 없었습니다. 반도체 관련 교육은 당시에 제대로 된 게 몇 개 없었고요.

 

그래서 최대한 매력적인 지원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제 직무 역량에서 개념 하나를 더 아는 것보다, 취준생으로서 매력적으로서 보이게 하고 싶었죠. 경험 썰을 풀며 제가 어떤 싹수를 가지고 있는 놈인지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제가 알바를 잡다하게 했습니다. 잡다하게 하면서 이거 하면 이 경험을 직무에 이렇게 연결 해야지가 아니라.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냐가 중요했어요. ‘싸웠다가 어떻게 화해했는지’, ‘예를 들어 고객이 줄었으면, 왜 줄었을까, 무엇 때문일까 그렇게 생각하는 나의 근거는 무엇인가, 이런 인사이트를 얻는 거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생각한 건 아니고, 채용 설명회를 할 때, “솔직히 우리는 여러분이 얼마나 배웠든, 관심있꼬 지금 너가 뭘 가지고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잇는지, 받아들일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한거다. “ 라는 말을 듣고 나서 이런 부분을 채워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두번째 단점은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7월부터 8월두 달 동안 토익에만 집중을 해서 900점대 이상으로 만들고 싶었죠. 그래서 점수를 올린 후 9월부터는 10월 중순까지는 오픽을 팠어요. 영어회화 스터디를 하면서 IM2를 받을 수 있었죠.

 

10월중순, 11월 부터는 기업분석을 시작했습니다. 정확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기업만 엄청 팠어요. 단순히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훑어보는 수준이 아니라, 내가 어느 회사의 어느 직무로 타게팅을 해야할 지 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단순히 조준만 하는 시간인데, 이게 3주가 걸렸어요. 제가 저의 반 평생을 무슨 일을 할 건지 알아보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죠.

 

이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남은 취준 기간 동안 어떤 활동을 할 건지 방향도 잡아주고, 제가 스스로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시간도 되거든요.

 

어느 사업부에 어느 직무가 있는지, 그 중에 어디가 나랑 어울리는지, 입사를 위해서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파악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11월 초중순이 되었고, 이 때부터 3월까지는 자소서랑 GSAT을 준비했어요. 장인 정신으로 취업 준비를 한 거죠. (웃음)

 

GSAT을 일찍부터 준비했어요. 왜냐면 저는 제가 인적성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 사실을 공부하면서 더 느꼈어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제가 재능이 없는걸 느끼고, 일찍 준비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죠.

 

많은 사람들이 GSAT에 대해 얘기할 때 붙는 사람들은 재능으로 붙는 거 아냐?’ 라고 해요. 저도 실제로 그런 의심을 했고. 그런데 공부 시간이 지날수록 이거 공부하면 되는거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닥쳐서 준비를 하느라 시간 여유가 없었으면 이런 생각도 안 들고 바로 포기했을 것 같아요. 3월에 인턴 채용공고가 떴고, 4월 중순에 GSAT을 봐서 합격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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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왜 공채가 아니라 인턴으로 지원하셨나요?

위에도 MBTI를 말씀드렸지만, 제 성향상 확실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4학년 졸업까지 취준생이 되고 공채를 기다려야 하는게 싫었어요. 채용형 인턴은 3학년만 끝나도 합격이다 라는 걸 받을 수 있어요. 수시와 정시의 차이일까요? 미리 붙어 놓고 싶은 마음과나는 무조건 삼성전자야.’ 라는 마음이 있어서 미리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서둘러 미리 준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저의 단점을 알기 때문이었어요. 가성비가 안 좋기 때문이죠. 남들과 똑 같은 성과를 내려면 두 배 세 배의 시간을 쏟아야 하거든요.

 

기업 분석을 하며 알게 된 사실은, 삼성전자는 1, 2, 3차지원 즉, 반복지원자에 대한 합격률이 떨어진다는 걸 알았어요. 떨어질수록 합격할 확률이 줄어드는 겁니다. 그래서 공채에 떨어지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부담이 됐어요. 하지만 인턴은 해당이 안되기 때문에 잃을 것도 없고, 공짜 기회를 한 번 얻는 거잖아요? 이런 사고 논리가 저를 빠른 취업으로 이끌어 준 것 같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하는 건 정말 중요해요. 굳이 스스로에 대한 파악을 하기 위해 시간을 쏟을 필요가 있겠냐고 생각 하시겠지만, 시간을 내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을 꼭 파악 해보시기 바랍니다.

Q. 반도체에서 회로설계, 특히 센서 분야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저는 전자공학이 좋았어요. 어렸을 때부터 레고나 로봇을 좋아했고, 성인이 되니 최신 기술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어요. ‘첨단 기술이라는 단어 자체에 끌렸고,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공학도가 되고 싶어 전자공학과에 진학해서 반도체를 공부하게 되었죠. 반도체 공부를 막상 해보니 엄청 어렵더라고요. 그런데도 너무 재밌었어요. 계속 발전하는 학문이라, 제가 그 분야에 있다는 거 자체가 저를 설레게 하고, 끊임없이 저를 도전하게 만들었습니다.

 

Q. 특별한 계기가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그런 게 없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사람마다 마음에 드는 학문은 없어도 좋아하는 놀이, 마음에 드는 행위, 감정 이런 것 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거부터 정의해 보세요. 자신을 돌아보세요. 스스로에게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물어보세요. 꿈이라던지 목표라던지 어려운 개념은 잠시 뒤로하고, 어렵고 복잡한 내용은 다 던지고, 본인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시간을 갖고 되물어보세요. 자신을 아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좋아하는 무언가를 계속하기 위해서, 본인이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정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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